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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방 암치료에서 완치를 기대한다? 한방으로 기대할 수 있는건 딱 여기까지
    건강 2016. 8. 25. 16:35

    미국에는 MD 앤더슨, 중국에는 뭐 북경중의대학병원, 세계 곳곳에 양방에 한방 및 자연치료들을 포함한 통합암치료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벌써 많은 논문도 나와있고 많은 가능성과 많은 기대들을 품고 있다. 물결에 따라 서점가에는 종양학을 전공한 한의사들이 쓴 책들이, <통합>의 탈을 쓰고 한의학의 우수성을 말하는 내용으로 많이 나와있고, 이에 조건반사처럼 양방의사들이 쓰는 '한방디스' 책도 꽤 나와있다. 수년전 한방계에서 '동의보감'을 앞세워 양방의료계에 세찬 공격을 한 이후 디스가 좀 뜸하긴 하다.

    중국은 옛날 '화타'시절부터 중의학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나라다. 그래서일까, 양방과 특별히 분리해두기보다는 늘 같이 사용하려는 시도가 있어왔다. 그런 중의학이기에, 양방과의 협진 가능성도 매우 열려있어서 세계 대부분의 통합암센터에서 활용하는 한방치료는 거의가 중의학이다. 역사는 중의보다 덜하지만 우리나라의 한의학도 그 의료수준이나 교육수준이 뒤처지지 않음에도 한동안 우리가 가지는 한의학에 대한 이미지는 허리 아프거나 키 안크면 침 맞으러가는 동네 한의원, 또는 다이어트 한약으로 유혹하는 '한약가게'같은 이미지였다.


    그런데 '암'이라는 거대한 질병에 대해, 통합암치료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한방을 바라보는 시각이 대폭 바뀌게 됐다. 아니, 물론 일부 암에 관심이 있거나 한방치료에 관심이 있는 사람 사이에서만 바뀌게 됐다.-실제로 한방으로 암을 치료한다는 말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사람이 더 많다-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양방에게는 충분한 위협이었나, 한약이 간수치를 높이고, 오히려 한방치료는 암에 악영향을 준다는 등의 , 상당히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한방의 수비. 이 쯤 됐을 때 가장 혼란스러운건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이다.


    오늘도 많은 암 환자와 가족들은 암 치료에 좋은, 효과적인 것들을 검색하고, 상담받고, 방문한다. 그 중에는 근거는 없지만 뭔가 이쁘게 포장된 식품들도 있고, 물도 있고, 운동도 있으며, 심지어는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영상도 있다. 와, 이쯤되면 거의 신병에 가깝다. 암은 초자연적인 현상이였던가?


    암 환우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해서 한방 암치료의 역할에 경계를 지을까한다. 한방에서 하는 말을 다 믿을 필요도 없고, 양방에서 하는 말을 다 믿을 필요도 없다. 일장일단이 있다. 이 글도 절대적인 진실이 아닌, 한방계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평범한 직장인의 말이니 참고만 하길




    메인은 양방, 보조는 한방

    뭐니뭐니해도 양방치료가 임상적으로나, 논문으로나 암 치료에 있어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초기라면 말할 것도 없고, 암 2기, 3기까지도 양방이 메인이다. 현대의학을 제외하고 암을 완치한다는 말은 대부분 믿지말길. 한가닥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그 마음은 알지만, 근거가 부족한 말에 실망과 치료비만 날릴 수 있다. 세계의 통합암센터들에서도 양방을 메인으로 하고 보조적인 요법들을 활용하는 것이지, 보조요법을 메인으로 하고 양방으로 보조하는 일은 보기 힘들다. 명심하자. 암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비록 그에 대한 공포가 크다고는 하지만,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다.


    하지만 암환자의 가족이라면, 주변에 암에걸린 분이 있다면 쉽게 알 수 있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항암과 방사선만 받게 되는데, 그 치료가 매우 힘들다. 신체적으로도 힘들고, 심적으로도 힘들다. 잠 잘 시간 없이 설사를 해야하고, 구토가 멈추고나서 10초 뒤 또 구토를 한다. 속에 든게 없음에도 구역질을 하는 통에 환자 체력은 마이너스가 되버린다. 체질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치료의 고통을 결국 견디지 못해 항암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포기하고 산으로 들어가는 분들도 있다. 4기 이상, 말기 환자들의 경우 애초에 치료를 받지 않기도 한다.


    이 때 한방의 유용성이 대두된다. 한방은, 양방과 마찬가지로 한 줄 글로 설명하기에는 내 지식도 정보도 짧겠지만, 체질에 근거해서 전인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말이 어렵나? 쉽게 설명하자면, 현대의학의 치료 대상은 '암'이다. 그래서 암이 있는 부위를 자르고, 태우고, 녹여없앤다. 반면에 한방은 암에 걸리는 체질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암을 키우는 인체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환자의 체력을 기르고, 신체 면역력을 기른다. 몇몇 사례는 있다고는 하지만, 당연히 그것만으로는 완치가 힘들다. 암이 감기도 아니고, 면역력이 다소 나아진다고 암이 완치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겠나. 다만, 신체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만은 분명하기에 구토나 설사같은 항암 부작용을 완화시킬 수는 있고 나아가 체력저조로 항암을 포기한 환자들이 다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바로 이게 한방암치료에 기대할 수 있는 점이다. 양방의 아주 공격적인 치료를 막아주는 보호막역할을 해준단거다.


    하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 식이요법이나 약침 등이 개인에 따라 효과가 전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방암치료는 치료가 너무 힘든 경우, 또는 암이 많이 진행되어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진 경우에 찾을 만한 방법이다. 치료가 잘 진행되고 있는데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암 한방치료는 분명 더 적극적인 치료를 위한 좋은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양방에서 (우리나라만) 이렇게 디스하는건 결국 밥그릇 싸움이다. 양방병원이 독식하던 암 치료시장을 한방이 나눠가지자고 하는데다가, 한방으로 암을 완치하겠습니다! 라고 외치는 네트워크 병원까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니 좋게 보일리 없다. 거기다 오래전부터 양방과 한방은 앙숙관계였다. (양방의사와 한의사가 함께 있는 메디컬 건물에서는 건물 내 회식도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한의학도 꽤 뛰어난 실력이고, 현대의학도 수준급 실력이기 때문에, 둘 중 누구도 굽히고 들어갈 생각이 없어서 생긴 일인것같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처럼, 뛰어난 현대의술과 뛰어난 한의학을 잘 접목시켜서 통합치료의 길이 열리는 날이 언제가 됐든 왔으면 좋겠다. 지갑보다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 한의사들이 늘어나면 그런 날도 언젠가는 오겠지.

Good to see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