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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말감 안쓰는 치과, 비양심이다?건강 2017. 8. 14. 11:06
내 나이 또래 중 치과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라면, 그리고 어릴 적 부모님 손에 이끌려 충치 치료를 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입 속에 은색으로(또는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정도로) 아말감으로 떼운 흔적이 있을 것 같다. 어릴 때 너무도 당연하게 치료했던 아말감이지만 어느 때부터 아말감 치료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왜일까? 아말감이 나빠서? 다른 재료가 너무 좋아서? 아말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고, 아말감을 쓰지 않는 치과는 항간의 말처럼 비양심적인건지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일단, 아말감은 150년 이상 사용되어져 오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치아수복재료다. 긴 시간동안 사용된만큼 안정성과 유효성이 수없이 인증된 재료라는 말이다. 강도 또한 우수하고 아말감이 갖는 물리적 특성 덕분에 다른 기공과정없이 구강 내에서 직접적인 수복치료가 가능하다. 때문에 과거부터 어금니의 수복재료로 많이 사용되었다. 그런데 왜, 아말감을 쓰는게 좋다, 안 쓰는게 좋다 논란이 있는걸까? 비단 우리나라만의 논란은 아니다. 세계적인 아말감 논란의 중심에는, 수은이 있다.
아말감은 수은과 다른 금속이 혼합된 합금이다. 공포의 상징인 수은이 입 안에 있다고하니, 과학이 덜 발전했던 과거라면 모를까 수은의 위해성을 충분히 아는 오늘 날에는-1800년 대부터- 아무리 인증됐다고 해도 괜히 불안한거다. 입을 열면 보이는, 아말감으로 덮힌 치아의 기괴한 외관도 한 몫 했지싶다. 어쨌든, 아말감에 포함된 수은의 '혹시'모를 위협을 증명하기 위해 지금까지 수 많은 연구와 논문이 있었으나, 결론은 지금까지도 아말감의 사용을 규제할 어떠한 자료도 나오지 않고 있다. 입증된게 없다는 말이다. 그 사용량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확실히 줄어들고 있으나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들의 치의학이 발전하면서 세계적으로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단 현재까지는 아무 문제 없는 재료다. -물론 단점은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아말감을 다루는 치과가 줄어들고 있나?
혹자는 말한다. 아말감은 보험 적용 대상이고, 치료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치과가 돈을 벌려고 아말감 치료를 일부러 안하는 거라고. 어, 어쩌면 일부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이 나라에는 비양심적인 치과가 겁나게 많고 돈 욕심 많은 치과의사도 겁나게 많으니까. 사실 대부분의 '우리'는 치료비에 민감한 일반인들이니까 당연한 생각의 방향이다. 심지어 치과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이 부족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모든 치과는 치료비로 장사하는 '사기꾼' 집단이라는 생각이 팽배해있는 요즘, 멀쩡한 재료인 아말감을 안쓰는 이유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아말감 치료를 한다고해서 양심적인 치과고, 아말감이 없다고 해서 비양심적인 치과라는 이분법은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다. 그게 이 포스팅의 주제이고 핵심이다. 우리나라는, 적어도 의료에 있어서는 선진국에 가깝다. 아니, 의료 선진국이다. 아직 의료기술이 부족하고 재료가 부족하던 시절에는 겉으로 티가 나더라도 일단 환부에 대한 치료가 가장 급했고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환부에 대한 치료와 처치에 대한 건 '당연'한 일이며 '기본'이 되었다. -일부 실력없는 의사들의 의료사고는 논외로 한다. 걔네는 의사라고 생각안한다. 개인적으로.- 그렇다면 그 다음은? 의사가 결정하는게 아니다. 치료받는 환자들의 요청, 요구에 의해 보다 '보기 좋은' 치료가 보편화되었다. 치과적으로 표현하자면, '심미적인' 치료 말이다. 충치치료 하나를 했더라도 입을 벌렸을 때 훤히 보이는 아말감보다 G.I나 레진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말이고, 그에 따라 치과에서는 굳이 논란이 있는 아말감보다는 G.I나 레진을 대중적으로 활용하게 된거다. 어느 정도는 사실에 근거한 말이지만, 치과의사마다 개인차가 있으니 뇌피셜이라고 해둔다.
물론 보험적용하여 개당 1만원 내외로 치료받을 수 있는 아말감은 심미성보다 경제성을 선호하는 환자들에게 선호되는 재료다. 비슷한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개당 7~10만원하는 레진보다 상당히 경제적이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아말감으로 할 수 있어요?' 라고 물어보고 아말감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비양심치과'라고 생각하며 치과를 나가버린다. 한 개만 더 물어봐라. 'G.I.로 할 수 있어요?' 라고.
G.I.는, 레진에 비해서는 치아색과 다르지만 아말감과는 비할 수 없을 만큼 치아색과 비슷한 치아수복재료다. 비용은? 아말감과 마찬가지로 보험적용이 되기에 1만원 내외로 치료가 가능하다. 아말감을 안쓰는 치과라고해서 무조건 비싼 것만 하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아말감, G.I., 레진 등 치아 수복 재료를 다량으로, 종류별로 가지고 있으면 좋겠지만 관리의 어려움 등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재료 외에는 취급을 안할 뿐이다. 물론 충치가 깊으면 아말감이고 G.I.고 레진이고 다 불가능하니 진료볼 때 제대로 듣는게 좋다.
아말감 쓰는 치과 = 착한 치과의 공식은 이제 잊어버려라. 아말감을 쓰는 치과는 그냥 습관적으로 쓰는거다. 당신이 오랜 경력을 가진 치과의사라면 20~30년동안 써온 아말감이 편하겠나, 아니면 G.I.가 편하겠나? 치과 의사 손에 익숙한 재료를 쓰는 것 뿐이다. 오히려 이런 경우 심미성을 원하는 치료는 할 수가 없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지금 잘 자리잡아있는 아말감을 다른 재료로 바꿀 생각은 마라. 말했듯이 아말감의 수은은 지금까지로서는 '증명된' 부작용이 없다. 괜히 자리잡은 아말감을 떼어내고, 그 위를 다른 재료로 덮는 건 오히려 치아 수명을 단축시키는 일이 된다. 충치가 생기거나 아말감이 깨졌다면 별 수 없는 일이겠지만.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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