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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주의보에서 살아남는 직장인의 깨알 팁
    기타 2016. 8. 12. 17:36

    오늘은 어제보다 더 덥네.

    어제는 살아남았으니 오늘은 확실히 죽겠네.


    매일 오전 8시 20분, 회사 근처에 도착하면 늘 같은 감탄사를 뱉는 요즘이다. 어제도 더웠는데 왜 오늘도 더울까. 왜 매일 더울까. 잠시 밖에서 담배를 태우다가도 내 연기에 내가 화가 나서 씩씩대며 일찌감치 회사로 들어가버린다. 등에서 땀을 너무 흘렸더니 내 자리 의자에서 땀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다 때려치고 물놀이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회사의 내 방에는 에어컨도 잘 안든다. 그렇다. 지옥이라는 말이다. 부채질을 하다보니 몸에 열이 더 오르는 것 같고, 세수를 해봐도 그 때뿐, 자리에 앉으면 덥다. 대청마루에서 일하는 신기루가 눈에 아른거리는 걸 보니 갈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살아남기 위해 별 짓 다하다보니 몇가지 더위를 이기는 노하우가 생겼다. 혹시 회사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에어컨 바람도 잘 안오고 죽을 것 같은 사람들을 위해 공유한다. 비록 더위한테 이기진 못해도 좀 덜 친해질 순 있을 듯하다. 아직 죽지는 않았으니 생각보다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물티슈 팔에 얹어두기


    아무리 동료들이랑 친해도 여기는 회사다. 일하다 말고 회사 화장실에서 등목을 할 수도 없고, 수건을 시원한 찬물에 적시더라도 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머리에 이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런 와중에 몸에는 열이 자꾸 오르고, 눈 앞에 놓여있는 노트북에서 나오는 열기도 참을 수 없다면, 뭐든 해야한다. 이 열기를 식힐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그러던 중에 책상에 곱게 놓인 물티슈가 눈에 들어왔다.


    컴퓨터하는 팔 뚝에 물티슈를 올려두면, 물티슈가 말라비틀어지기 전까지 꽤 시원하다. 목 뒤에 올린다면 천국이 열린다. 젖은 수건처럼 물이 뚝뚝 떨어지지도 않고, 다 마르고 나면 그냥 휴지로 재활용도 가능하다. (언빌리버블) 단, 슥슥 닦는건 추천하지 않는다. 물도 빨리 말라서 더 더워지고, 물티슈도 힘줘서 닦으면 팔이 젖는다. 젖으면 찝찝하다. 체감상 그냥 올려두는게 가장 오래가고 실속있다. 그리고 한장을 빼서 썼다면 꼭 물티슈 뚜껑을 닫아주자. 요즘은 물티슈 뚜껑을 열어둔 채 몇 분 있으니 위쪽 물티슈는 다 말라버리더라.




    양말 벗고 있기


    이건 자칫하면 정말 영감 같을 수 있다. 나도 올해 30살 밖에 안됐는데 여직원이 지나가다가 "과장님 뭐예요 겁나 할배" 라는 말에 상처받았다. 아직 30살밖에 안됐는데. 여직원도 한 번 양말을 벗어보면 알거다.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발이 시원한 것만으로도, 아니, 시원하진 않더라도 덥고 답답하지 않은 것 만으로도 기분이 상당히 좋아진다. 마치 별로 안더운 것 같은 기분이 미세하게 든다. 더 좋은 건, 양말을 벗은 맨발에 물티슈를 올려두는거다. 이건, 혁신이다. 미관상 좋지 는 않지만, 뭐 그래도 어쩌겠나. 하루가 멀다하고 재난경보알림이 오는 요즘 날씨에 전혀 과하지 않다




    가만히 일이나 하기


    안돌아다니는게 최고다. 물티슈를 세통을 써도, 양말이 아니라 발가죽을 벗어낸다해도, 한 번 밖에 나갔다 오면 말짱 황이다. 출근할 때 그상태가 된다. 요즘은 잠시 밖에서 담배 한 대만 태우고 와도 불판에 올려놓은 상추처럼 시들해진다. 그래서 난 요즘 하루에 반갑 태우던 연초를 일할 때만큼은 3까치만 핀다. 더워서 나가기가 싫다. 그러다보니 업무 능률은 겁나 좋아진 것 같다. 지금도 오늘 하루 할일 다 끝내고 티스토리 할 시간이 있는걸 보면 말이다. 더울 땐 안움직이는게 최고다. 일이나 하자, 직장인 친구들.





Good to see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