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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라인치과 사건 정리 및 주의해야 할 치과 유형
    건강 2016. 12. 17. 12:59

    어젠가 아랜가, 공중파 뉴스에 나왔더라. 일명 먹튀 치과, 의사 체면이고 뭐고 스케일 크더라. 뉴스나 교정같은거에 큰 관심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그런지 실시간 검색어에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위태롭던 치과 할인계를 뒤흔든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강남의 굿라인치과에서는 <5주년 기념이벤트>라는 명분으로 포털과 SNS에 수가 덤핑 이벤트를 진행했다. 250만원의 교정치료를 66만원에 해준다고 광고하는가하면, 진료비를 미리내면 추가 할인, 그리고 기존에 분납으로 치료를 진행하던 환자들의 경우 즉시 완납할 경우 30% 할인까지 파격적인 조건을 내밀었다. 당연히 당연히 당연하게도 환자들은 몰려들었다. 일단 광고 규모도 제법 커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된 까닭도 있었고, (구)프리즘치과에서 굿라인치과로 상호를 변경한 후 과도한 의료광고로 문제가 될만큼 환자들을 할인에 면역시킨 이유도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그대로 진행됐으면야, 교정치료를 고려하던 환자들로서야 그저 땡큐다. 의료의 질같은거 다 떠나서, 일단 싸게 해준다고 하고 싸게 하면 조금이라도 치아가 움직이지 않겠나 하는 생각으로 현재 추산인원만 2천여명 정도가 몰려들었다. 66만원씩 2천명이면 얼마냐... 그리고 적당히 환자가 모이자 굿라인치과는? 도망갔고 잠수탔다. 쉽게 말하자면, 먹튀했다. 일단 현재까지 피해액은 10억여에 달하고 교정 외의 다른 환자들의 피해액까지 추산하면 피해액이나 피해자 수는 점점 늘어갈 것 같다. 피해자모임 인터넷카페에는 이미 14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그리고 문 닫기 전, 쥐도 새도 모르게 이 굿라인치과는 강남의 민치과? 라는 곳에 치과를 넘겼다. 압구정에 있다던가, 민치과는 듣자하니 대표원장이 3~4대째 치과의사를 하는 집안의 치과의사로, 의사로서 도리를 다하기 위해 해당 치과의 치료가 덜 된 환자들의 차트를 (사정을 모른 채) 인계받았는데, 굿라인치과에서 마치 민치과와 통합했다, 는 식으로 환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민치과는 온갖 루머와 영업방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민치과는 피해자들의 전화문의로 영업이 불가할 정도라고) 민치과 또한 피해를 입고 결국 차트 인계를 받지 않기로 했으며 해당 환자들의 차트는 그 지역 보건소에서 보관중이라고 한다. 여러 사람 피해입는다.



    언젠가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다. 돈 아끼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한다만, 언제나 상식 밖의 가격은 상식 밖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최소가격으로 최고품질을 가질 수 없다는건 경제학 이론으로도 이미 나왔지 않나. 사실 교정치료비용은 500~600만원을 넘는 경우도 많다. 200~300만원은 시장의 경쟁이 만들어낸 매우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철 그거 깰짝 대는데 뭐가 그리 비싸냐고 묻는다면 치료기간과 치료결과에 대한 보증을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치아교정하는데 2~3년 걸린다. 24~36개월이다. 66만원을 30개월로 나누면 한달에 22000원인데 만약 내가 치과의사면 이후에도 관리해줘야하고 문제발생시 책임을 져야하는 치료를 한달 22000원으로 진행하고 싶진 않을 것 같다. 재료값은 별개의 문제고 말이다. 일반인인 내가 이렇게 생각할진데, 굿라인치과에서 과연 그걸 모르고 진행했을까? 80%이상의 확률로 먹튀를 예상에 두고 진행했을 것이다. 피해자모임 카톡방도 열렸으니 확인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 일은 많다.


    *이건 같지만 다른 얘기

    임플란트 수가가 관심을 받으면서 55만원 임플란트나 66만원 임플란트, 77만원 임플란트 처럼 말장난같은 임플란트 치과가 많이 생기고, 또 많이 없어지고 있다. 이벤트 치과라고 부른다. 임플란트는 시술 특성상 어느정도 경험이 있다면 식립은 가능하기에, 특가 이벤트로 몇개월에 거쳐서 예약을 몰아받고 시술한 후 1년 정도 지나서 해당 지역 시장이 마르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치과들이다. 그렇게 되면 이미 식립받은 사람들은? 관리는 다른 치과에서 받아야되는데, 환자 구강환경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의사에게 가서 나 식립은 했으니 관리는 해줘, 라고 하는 꼴이 되는거다. 그리고 많은 치과의 경우 해당 환자가 관리를 받는 중 임플란트 문제가 발생하면 본인들의 책임이 되는 경우가 많기에 진료를 거절한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다. 임플란트 수명이 최소 10년에서 25년, 30년까지 보고되는 마당에 1년 쓰고 재수술하는 경우도 많고 말이다.



    당연히 환자는 이런 이벤트 치과를 경계해야한다. 왜? 치아는 평생 써야 되니까. 60만원에 교정하고, 2년뒤 60만원에 다시 교정하고, 2년뒤 60만원에 다시 교정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겠다면 나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돈을 들여서 하는 치료인만큼 제대로 치료받고 당당하게 관리받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받으려면 제값내고 치료하는게 좋다. 그리고 원장이 4명 이상인데 모두 대표원장이라고 지칭하는 곳은 나는 선호하지 않는다. 대표원장은 병원으로 따지면 병원장이다. 그 병원이 자신의 재산이자 생명줄이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다하고 당연히 최선의 의술을 펼친다. 그런 대표원장이 많다는건 지분을 가졌다는 말인데, 지분은 언제든 빠져나와서 자신의 치과를 개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무장병원. 이건 일반 환자들이 알 수가 없다. 단지 본인이 다니는 치과에 의사들이 자주바뀌고, 본인을 담당하는 의사도 바뀐다면 사무장병원을 의심해봐라. 사무장병원은 말하자면 의료민영화의 기본단계다. 이익을 추구하는 사무장이 꼭대기에 있고, 의사들은 월급을 받는 시스템이다. 당연히 이익을 추구하기에 과잉진료 등의 문제도 빈번히 발생한다. 


    두 치과의 공통점은 둘 다 파격적이리만큼 가격할인을 많이 한다는 거다. 그 근거로는 뭐 재료를 대량구매해서 저렴하다느니 그런 말을 내세우는데, 치과 치료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용은 낮다. 왜? 쇼핑이 아니니까! 재료만 사서 슥슥 붙이면 되는 치료면 그건 병원이 아니고 의대를 갈 필요도 없다. 하지만 결국 의술이다. 간 이식을 할 때 간 값만 내면되나? 간 값보다 의술 행위료가 더 높다. 맹장수술은 내가 가진걸 떼낼 뿐인데 의료비를 왜 받나? 마찬가지, 행위료다. 치과치료는 의료다. 재료를 가장 안전하고 환자에게 이롭도록 치료하는게 치료다. 정신차리자. 치과가 비싸서 다들 가격과 재료비 밖에 못 보는 것 같다. 더 싼 곳이 아니라 더 잘하는 곳에 가는게 맞다.


    어쨌든 이번 굿라인치과 사건으로 한동안 이벤트 덤핑치과들은 홍보좀 할 것 같다. 우리는 아니다, 우리는 몇년 동안 했다, 우리는 이렇게 규모가 커서 못도망간다, 뭐 그런 홍보들? 치과치료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기쁜일이다. 한동안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가격이 이렇게 싼데 도망은 절대 안가! 라고 하는 곳을 거를 수 있는 기회니까. 돈 좀 더 내도 제대로 치료받자. 예를 하나 들면서 글을 마친다.




    당신은 심장이식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생명이 위험한 상황, 당신이 심장이식수술을 하기위해 병원을 고르는데, 시장의 심장이식수술 평균비용이 300만원(가상)이더라. 병원을 알아보던 중 한군데서는 심장을 대량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원가가 싸서 100만원에 해준다고 한다. 해당 치과는 규모도 크고, 전국에 크 지점들이 있으며, 의사도 많다. 하지만 오래 근무한 의사는 없고, 있는 의사들도 모두 지분을 서로 조금씩 나눠가진 의사들이다. 다른 치과는 의사도 대표원장을 포함해 두명뿐이고, 가격도 300만원이다. 반면 자신의 병원이기 때문에 시술책임감이 크고 수술 이후 관리를 받는데에도 내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의사 한 명에게만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어디를 가고 싶나?


Good to see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