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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과 취업, <홍보실>과 <기획실>은 엄연히 다르다 : 이슥슥
    취업 2017. 1. 7. 12:52

    바야흐로 2017년, 올해는 꼭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열의를 다지고 있는 취준생들이 많다. 그리고 취준생 수만큼에 비례해서 고민도 많다. 그 고민은 대개 지원직무에 대한 의문이다. 경력이 있거나 1년정도라도 일한 경험이 있는 '취업복학생'들은 그래도 본인이 어떤 직무로 나갈지, 또는 어떤 직무만큼은 본인과 잘 안맞는지 어느정도 감이 있지만 신입 지원자들은 여전히 답답하기만 하다. 일자리가 없는 것과는 다른 문제. 자신이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직종별로 어떤 일을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은 팁을 준비했다. 어차피 큼직한 것들은 검색으로 많이 알 수 있으니 내 초라한 블로그에서 다룰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 포스팅의 대상은 여전히, 대기업에 갈만한 스펙마련은 되지 않았지만 일 하고 싶은 열정은 크고 어떤 일이든 일단 시작하면 우직하게 잘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겠다, 고 생각하는 취준생들이다. 그리고 오늘은, 그런 취준생들이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취업정보 중 병의원-그 중에서도 '안과' 홍보실과 기획실에 대한 포스팅을 할까 한다.


    안과. 2006년? 2009년? 뭐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대충> 그즈음에 우리나라에 라식 붐이 불었던걸 아마 체감한 적 있을거다. 이전까지 별 말도 없던 치료가 어느 순간 벌떼처럼 불어나더니 길거리, 버스, 라디오, 인터넷에는 라식/라섹광고로 점철되었다. 그리고 그 광고효과를 반증하듯, 아마 주변에 라식이나 라섹을 받은 친구나 동료가 한 두명은 반드시 있을것이다. 그렇다. 라식이 엄청나게 <남는 장사> 가 되면서 폭풍 성장한 안과들이 많다. 그래서 각 지역별로 대형 안과들이 몇군데 쯤 있고, 그에 따라 채용공고도 많다. 그런데 사람인이나 잡코리아에서 쭉 보다보면 애매한 점이 있다. '열정 넘치는 홍보실 인재를 모집합니다' '패기 넘치는 기획실 인재를 모집합니다' 각기 다른 안과에서 저런 채용 공고가 올라온다면 그냥 부서 이름이 다르구나 하고 넘어가면 될거다. 흔한 일이다. 홍보실과 기획실을 혼용해서 쓰기도 하고 홍보기획실이라고 하기도 하니까. 그런데 같은 치과에서 저렇게 올라오면 혼란스럽다. 어? 같은 일 하는거 아니야? 싶다. 같은 일 하는거, 아니다.


    일반화일지도 모르지만 결론부터 말해준다. 홍보실과 기획실이 두개 다 있는 안과라면 둘의 업무는 다르다. 보통 홍보실은 B2B 마케팅을 담당하고 기획실은 경영지원부서이자 온, 오프라인 마케팅을 담당한다. 위와 같은 형태의 경우 또 '일반적으로는' 기획실장의 힘이 홍보실장보다 세다. 물론 홍보실장이 일을 오지게 잘한다면 홍보실장의 입김도 무시할 순 없지만 말이다.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안과 홍보실과 기획실은 큰 맥락에서는 <마케팅>을 하는 부서다. 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이 <마케팅>의 범위가 정말 끝도없이 넓다. 길거리 전단지 나눠주는 아르바이트도 마케팅이고, 전봇대에 스티커 붙이는 것도 마케팅이며, 지상파 TV 황금시간대에 영상광고를 거는 것도 마케팅이다. 그렇다보니 홍보실과 기획실이 주로 맞는 업무는 차이가 있다.




    안과 홍보실의 업무

    홍보실은 B2B마케팅을 한다고 했다. B2B 마케팅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좀 더 설명해보자. B2B 마케팅은 다른 말로 제휴 마케팅이다. Business to Business , 사업자 대 사업자 간 서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전략적인 제휴를 맺는 일이다. 기획실과 홍보실이 함께 있는 안과의 90% 이상은 홍보실이 이 일을 맡는다. 현실적으로, B2B 마케팅은, 아니 정정한다. <안과에서의 B2B 마케팅>은 영업이다. 직접 제휴할만한, 괜찮은 규모의 기업 노조나 직원복지담당자와 컨택하고 찾아가서 우리 안과에서 이런 이런 진료과목들을 이 회사 직원 및 가족을 대상으로 이만큼 할인해주겠습니다, 제휴 맺읍시다. 그리고 이 곳 직원들을 위해 무료 안과점검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제휴 맺읍시다. 하는거다. 그리고 제휴를 맺게되면 제휴사에서 방문해 수술이나 치료를 받을 경우 인센티브를 받는다. 이런 식으로 제휴처를 늘리고 보다 새롭고 이익이 되는 제휴제안을 생각해내는 것, 그리고 그걸 또 알리는 것, 그게 홍보실의 주된 업무다.


    안과 홍보실 직원으로서의 필요 역량

    말했다시피 '영업'직이나 다름 없기에 만약 앉아서 깔짝거리는 마케팅을 생각했다면 실망할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마케팅'을 하려고 홍보실을 들어갔는데 영업이 주된 업무라 그만두는 사람도 많다. 안과 홍보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업적인 역량'이 중요하다. 좋은 인상, 적극성, 패기, 오뚜기정신, 뭐 그런 것들. 그리고 제휴처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줘야하기에 꼼꼼함도 필요하고, 수많은 경쟁안과들로부터 제휴의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해 보다 좋은 제안을 기획할 머리도 있어야한다. 실행력이 뛰어나고 언변이 좋으며 꼼꼼한 성격이라면 안과 홍보실에서 어쩌면 큰 돈을 만질 수도 있다. (인센티브제의 마력)


    안과 홍보실의 위기

    음, 현대자동차 공장이라든지 공무원 노조라든지, 큰 기업이나 단체는 얼마든지 있고 그 단체들은 모두 홍보실의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제휴처는 가족까지도 할인 받을 수 있어서 좋고, 홍보실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으니 서로 좋다. -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생기는 날림 치료나 이후 생기는 문제는 나는 에라 모르겠다. 스스로 꼼꼼히 알아보고 가치를 판단하길 - 하지만 그 많은 단체들의 수배, 수십배만큼의 안과가 있다. 라식/라섹의 가격이 떨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로 치열한 가격 경쟁 끝에 이제 아이패드 하나 살 돈으로 라식 수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우와) 더이상 가격경쟁은 의미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그럼 경쟁사를 이길 수 있는건 새로운 제휴과목정도일텐데, 요즘은 백내장 녹내장 노안 그런 것들이 핫하다고 한다. 핫하다는건 모든 안과에서 거의 다 하고 있다는거다. 같은 조건에서 경쟁사와 비교우위를 점하려면? 관계자나 책임자와 더 가까워지는 수 밖에 없다. 이 순간 마케터보단 영업인이 되는거다. 잘 할 수 있고 영업이 체질에 맞는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고, 반대라면 아주 힘들어질거다. 경제적으로도 말이다. 아, 한가지 팁을 주자면 홍보실장이나 팀장이 있다면 노하우만 빼먹고 마음을 맡기진 말도록해라.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안과계 유명한 사기꾼놈이 하나가 있는데 걔를 거친 직원들 삶이 모두 피폐해졌다. 물론 내 얘기는 아니다.




    안과 기획실 직원으로서의 필요 역량

    안과 기획실은 대부분 일반 사무직이다. 마케터이기도 하고. 안과를 홍보할 '전반적인' 기획을 하는 부서이며, 디자이너, 마케터 등이 기획실에 소속된다. 온라인 마케팅, 옥외매체광고, 때로는 B2B도 (큼직한 고객사) 진행한다. 주된 업무는 '영업을 제외한' 마케팅이다. 규모가 아주 크지 않은 안과의 경우 기획실에서 경영지원 (월급받아라!) 등도 같이 진행한다. 그런 점에서 일반 병의원의 사무장과 같은 역할을 기획실장이 도맡게 되기도 하는데, 홍보실에서 자꾸 가격으로 후려쳐서 영업을 하려는게 일반적인 현상이었기에 몇몇 안과의 기획실과 홍보실은 서로 별로 안좋아하는 사이다. 물론 사이 좋은 곳이 더 많다. (일은 일이고 사람은 사람이니까) 아무래도 하는 일이 많고 중요하기 때문에 마케팅을 위한 감각과 센스도 필요하지만 통계와 숫자를 이해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성실해야하고,성실해야하고, 성실해야한다. 어디든 성실이 중요하지 않겠냐만은 기획실은 성과나 하는 일이 밖으로 보이기 십상인 부서이기 때문에 뭐든 매번 열심히 만들고 기획하고 진행하고 데이터 뽑고 보고하고를 반복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안과 기획실의 위기

    사실 기획실은 홍보실에 비해서 훨씬 안정적인 부서다. 급여도 대부분은 연봉제고, 성과나 실적 압박을 받긴 하지만 비가시적인, 인지영역에서의 홍보기획도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실적을 만들었다는 데이터만 있다면' 변명거리가 많은 부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적과 관련된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실제로 온라인이나 기타 원내 홍보기획을 통한 매출이 증가없이 감소 - 유지만 반복하고 있다면 그것만큼 하는 거 없어 보이는 부서가 없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홍보실이 일을 잘하고 있다면? 기획실은 통째로 증발한다. 안과 원장 뿐만 아니라 의사들은 자신들의 의료기술과 의료장비에 자부심이 크다. 홍보는 2차적인 요소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런데 데이터로도 기획실이 전혀 안과경영에 도움되고 있지 않은데 인원만 3~20명 정도로 차지하고 돈만 캐간다면? 차라리 그 돈을 홍보실에 줘서 하나마나한 홍보기획은 치워버린다. 아니면 그 돈을 외주에 맡긴다. 기획실은 스스로의 역량 유무가 가장 큰 위기다. 





    뭐 대충 이렇다. 절대적이진 않다. 안과 홍보실에서도 온라인 마케팅을 하고, 안과 기획실에서도 가끔 거래처를 만나러 직접 움직이기에 선 긋기도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메인 업무는 홍보실은 영업, 기획실은 홍보기획이라는 걸 잊지마라. 홍보실만 있거나 기획실만 있는 경우는? 둘 다 거의 똑같은 업무를 맡는다. 단, 기획실은 경영지원업무도 맡고 홍보실은 병원 홍보기획에 총력을 다한다. 법으로 아예 부서이름을 정해줬으면 이렇게 헷갈일 일도 없을텐데. 어쨌든, 업무 내용이 나와 있지 않고 홍보실0명 기획실0명이라는 채용공고를 보게 된다면, 본인 역량과 재능을 고려해서 선택하길 바란다. 끝이다.

Good to see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