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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사 몸로비 사건, 야설이었다고? 언론 클라스;; (feat. 구역질)
    자유로운 글 연재 2019. 7. 14. 18:27

     #1. 언론? 그냥 아부해서 돈 버는 디지털 사바사바

     나는 직업상 의료계와 관련이 좀 많은 편이다. 예전엔 한방병원이나 병원, 치과에서 일하기도 했었고 지금도 적당-히 발을 걸쳐놓은 상태다. 그렇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의협신문을 정기적으로 보고 있다. 딱히 거기서 의사도 아닌 내가 얻을만한 정보는 많지 않지만 가끔 칼럼 등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가끔' 들어가서 훑어보고 있다. 칼럼은 엄-청 많고 의사들의, 의사에 의한, 의사들을 위한 칼럼이기 때문에 내용도 굉장히 알찬 반면 '가끔' 들어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데, 그 놈에 집단이기주의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의사들의, 의사에 의한, 의사들을 위한 신문이기에, 오직 의사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의사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언론이다. 가끔 재밌어보이는 기사들을 보노라면 몇몇 기사들은 역겹기까지 하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됐던 제약사 몸로비 사건에 대한 해명(?) 기사는 정말, 이게 '기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분께서 쓰고, 검토하고, 통과시킨게 맞나 싶을 정도로, 별로더라. (아, 순화해서 표현했다.)

    #2. '제약사 공보의 몸 로비 사건'의 전말...을 보도할 수 있었던 배경

     무단 도용, 전재 금지라고 하시니, 굳이 글 내용 쓰지 않겠다. 내용은 이렇다. <의협신문으로 한통의 전화가 왔고, 본인이 몸로비 정황 게시글의 작성자라고 했다, 그래서 인터뷰를 했고, 이게 그 내용이다. 짜잔> ... 기가 차고 코가 찬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냥 전화 받아서 '나요' 하니 '아 그렇습니까' 하고는 '받아 적으시오' 해서 기사를 빡 써서 '언론사' 게시판에 업로드를 빡 했다는 말이다. ㅎㅎ힣ㅎㅎㅎ힣ㅎㅎ 대단하다. 심지어 자랑스럽게 [단독] 이라고 걸어놓았다. 음 대단해요, 단독기사.

     

     

    #3. 제약사 공보의 몸 로비 사건이란?

     축약해서 말하자면, 공보의(공중보건의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익명의 누군가가 제약사로부터 몸 로비(성 접대)를 받았다, 라는 자랑글? 인증글? 을 올린 게 쭉쭉 퍼지면서 논란이 된 사건이다. 약사들은 뿔났고, 국민들은 놀랬고, 공보의들은 식겁했다. 공보닷컴은 즉시 글의 사실여부를 떠나 사회적 물의는 미안하다면서, 일단 그런일 (불법이익편취나 성매매) 은 없었다! 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글은 8년 전인 2011년에 올라온 글이었다. (난 이것도 참 궁금하다. 8년 전,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사건을 어떻게 없었다고 단언하는걸까?)

    #4. 다시 본론으로, 인터뷰 기사는 더 재밌다

     어쨌든 저쨌든, 8년 전에 쓴 익명 글의 주인이라는 사람이 의협신문에 익명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래서 익명의 인터뷰는 시작됐는데, 이 내용이 더 웃기다.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 글이 논란이 됐음에도 아무도 나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았다. (익명으로 쓰셨는데 어떻게...)

    >  글은 그냥 내 상상 속에서 나온 판타지고 올리던 야설 시리즈지만, 소설임을 명시하진 않았다.

    > 나는 힘들었는데, 힘든 상황 속에서 모두가 나를 범죄자 보듯이 대했다. (익명으로 쓰셨는데 어떻게...)

    > 난 잘못한거 없지만 일이 더 커질까봐 일단 해명한다.

     뭐 그렇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인터뷰 한 사람은 아무 문제가 없다. 사실이든 거짓이든, 말하다보면 말은 꼬일 수도 있게 마련이고 뭐... 꼬투리 잡아봐야 그냥 말꼬리잡고 늘어지는 것 밖엔 안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저것도 '뉴스'라고 기사화 한 '언론'이다. 그러니까, 비의료인 관점에서 보면, '의사들은 잘못없고 사실확인 없이 뉴스를 재생산한 기래기들이 문제야!' 라고 주장하려는 것 같은데... 해당 기사의 댓글들을 보면 '의사들조차' 공감하고 있지 않다. 아, 물론 댓글 중에서는 정말 의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사람도 있어서, 기사와 해당 인터뷰어에 대한 질책마저 '한무당' 혹은 '약사'들의 물타기로 폄하하는 내용도 있다. 이 분들은 정말 어떤 생김새로 어느 병원에 있는지 한 번쯤 보고 싶다.

     


    #5. 중립은 바라지도 않는데, 상식을 바란다

     의협신문의 존재 이유는 의사들의 이익 대변에 있을테니 중립을 바라진 않는다. 그냥 지금까지처럼, 조금 역겹지만 계속 의사들(현대의학)의 이익을 대변하며 기사를 생산해내고, 소식을 생산해내면 된다. 솔직히 여기 기사 쓰는 직원들도 얼마나 모멸감 느껴지겠나. 명함엔 '기자'라고 되있는데 말이다. 힘들거다. 힘내서, 직장의 미션과 이념에 충실하는 건 좋다. 좋은데, 최소한의 상식은 있어야 되지 않나 싶다.

     적어도 '뉴스'인 이상, 좀 믿을 수 있는 출처와 근거에 바탕해서 기사를 써야지, '뇌피셜'은 기사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뭐? 8년 전에 지루해서 쓴 야설의 일부라고? 그리고 그걸, 그 사람이 썼는지 어떤지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도 없이, '익명'글의 작성자라고 주장하는 '익명' 의 전화를 받아서 그 전화 내용을 진실인양 글을 써서 보도한다고? 이거, 나만 이상한건가. 언론인으로서의 자세는 바라지도 않으니 적어도 정상적인 '직장 생활'을 해주기를 바란다.

Good to see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