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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마케팅 초보부터 따라하기 03_ 구환이냐 신환이냐?
    마케팅 2016. 12. 29. 18:20

    말하자면 이렇다. 늘 병원 마케팅은, 아니, 정정한다. 늘 병원 마케터는 딜레마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케터 스스로 생각하는 기준과 병원장이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마케팅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고, 마케터를 높게 치는 병원장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참 다양한데 병원장 스스로가 마케팅을 잘 알아서, 근무하는 마케터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경우와 본인 의료에 대한 자부심으로 마케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그러하다. 둘다 일하기 어려운 건 매한가지다. 전자의 병원장은 실적이 잘 나오든 잘 나오지 않든 자꾸 원론적인 부분으로 시비를 걸고, 후자의 병원장은 마케팅을 시작만하면 '당연히' 뚝딱뚝딱 환자가 2배, 세배 늘기를 원한다. 하하 고달픈 병원 마케터들이여.



    최근에는 불경기도 겹쳐서 병원 마케터들은 더 힘들게 생겼다. 어느 업종이나 안그렇겠나. 신환은 줄어들고 구환은 방문을 망설인다. 의료에 대해 지갑을 닫고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참는거다. 나도 감기나 티눈 정도는 그냥 참고 넘어가고 있다. 그럴 때 마케터는 선택을 해야 한다. 구환 관리에 집중할 것인지, 신환 유입에 집중할 것인지.


    둘 다하는게 맞다. 맞는데, 아마 후자 원장과 함께 일하는 직원이라면 둘다 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첫 포스팅에서 밝혔듯 소규모 의원급이라면 더 힘들다. 인력부족이 첫번째고 예산부족이 두번째 이유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아예 놓는게 아니라 둘 중 한 곳을 선택했다면 한 곳에는 최소한의 노력만을 배치하라는 말이다. 그럼 선택 기준과 각각의 장단점을 알아보자


    (1) 선택의 기준점

    구환과 신환은 병의원에서 둘 다 매우 중요하다. 어느 하나 안 중요하지 않다. 만족한 구환은 입소문으로 수백만원치 광고비를 대신해주고, 신환이 늘어야 구환이 늘어난다. 그래서 둘 중 하나를 '포기'한다는 개념은 맞지 않다. 어느 쪽에 집중을 할 것이냐, 그게 화두가 되어야 한다.


    우선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의원의 CRM을 점검해보고, 데스크 등과 의견을 나누어보라. 현재 고객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어떤걸 하고 있는지. 만약 데스크에서 '어 뭐 별거 안해요' 라는 말을 들었다면 구환관리에 집중해야하는 상황이다. 아마 찾아왔던 신환들은 꾸준고객이 되는 것보다 줄줄 새어나가고 있을것이 분명하다. 어떤 형식으로든, 약식으로든 정식으로든 최소한의 고객관리 프로세스는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당신의 치과 원장이 화타나 허준이 아니라면 의료의 질만을 믿고 환자들이 다시 올거라는 꿈같은 생각은 버려라. 환자들은 자신을 알아주는 곳으로 발길을 움직인다.


    하지만 데스크에서 기본적인 건 모두 하고 있다고 하고, 뭘 더 해야될지 모르겠단 대답이 돌아온다면 신환 유입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구환을 위한 기획은 짬짬이 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관리가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구환을 늘리기 위해, 신환 유입에 집중하고 이 경우 마케팅 비용은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정리하자면, <현재 병의원의 내부 고객관리 프로세스가 적당하고 적절한지 먼저 파악> 하라는 거다. 적절하다면 신환유입에, 부족하다면 구환관리에 집중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2) 구환관리는 어떻게?


    신환유입에 대한 이야기는 빼두도록하자. 사실 그게 병의원마케팅의 30%정도를 차지하는 큰 줄기이기도 하고 여기서 다루기엔 포스팅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쓰고 싶지 않다. 귀찮다.


    당신이 환자라고 생각해보자. 병원을 처음 방문하면 데스크에서 뭔 차트같은걸 쓴다. 쓰고나면 검사를 받고, 치료를 하고, 계산을 하고, 집에 간다. 몇 번 더 방문이 필요한 경우엔 예약하고, 가서 잠시 대기하다, 치료를 하고, 계산을 하고, 집에 간다. 치료가 잘 되는 경우 큰 임팩트는 없다. 단지 다음에 또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 전에 거기서 잘됐으니까, 내 차트도 있으니까, 하고 별 생각없이 걸음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는 근처 가까운 곳으로, 어디든 상관없으니까 별 생각없이 걸음을 할 가능성도 높다. 질병이 가벼울 수록 더욱 그렇다.


    자 그럼 또 한 번 생각해보자. 병원을 갔다. 검사를 받고, 치료를 하고, 계산을 하고, 집에 갔다. 2번 정도 더 방문하라고 한다. 집에 도착할 때쯤 되니 문자가 온다. < 치료는 잘 받으셨나요 ***님? 치료 잘하는거 ㅇㅈ? ㅇ ㅇㅈ> 뭐 문자내용이야 어떻든, 예상치 못한 문자다. 하지만 별 감흥은 없다. 그리고 일주일 뒤 해당 병원을 다시 갔다. 입구에서 내 얼굴을 확인한 데스크 직원이 **씨 오랜만이예요~ 오시느라 힘드셨죠~ 라고 살갑게 맞이한다. 오? 내 이름을 기억한다? 병원에서? 똑같이 치료받고, 계산하는데 주말에 뭐했냐느니 그런 소리를 묻는다. 귀찮긴 하지만 아주 귀찮진 않다.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또 문자가 왔다. 저번과 다른 내용이다. 자, 이제 당신은 다음에 같은 질병이 걸렸을 때 어디에 가겠나? 나를 알아주는 병원? 아니면 또 새로운 병원?


    개인적인 생각으로 후자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한다. 저기에 더해서 치료도 너무 잘됐고, 특별한 액션 등이 있다면 저 사람은 병원의 충성고객이 되어 비슷한 질병에 걸린 지인에게 우리 병원을 소개할 거다. 이게 고객관리의 핵심이다. 구환을 우리 병원 편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그건 쉽지 않지만 어려운 노력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환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환자와 많은 대화를 하는 것 정도. 물론 그 과정에서 마케터인 당신은 전체적인 동선과 행동 메뉴얼, 문자보내는 문구 선정 정도를 할 뿐이고, 데스크 직원과 그리고 진료실 직원들간의 철저한 협업이 필요하다.




    구환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나 소개를 시켜주는 키멤버 환자에 대한 특별관리 방법 등도 생각하고 매번 환자 기준으로 많은 생각을 해야 할 거다. 머리가 복잡해질 수 있는데, 혹여 머리가 복잡해 진다고해서 신환 유입에 대해 게으르게 생각하지 말자. 사실 누군가는 말한다. 구환관리만 잘해도 병원은 먹고 살 수 있다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성장은 없다고 생각해라. 소개를 어마어마하게 폭풍처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한 때다. VIP가 늘어날 수록 직원들의 피로도가 쌓일 수 있다. 신환을 유입하고 신환이 구환이 되고 구환이 또 신환을 소개시키고 여러 경로에서 고객이 창출될 때 병원은 성장한다. 한군데만 보고 밀지말았으면 한다. 아 오늘 포스팅 너무 귀찮다. 여기까지만 쓰자. 어차피 이게 내 일도 아닌걸






Good to see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