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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암에좋은음식? 대부분은 상술에 불과하다
    건강 2018. 2. 13. 20:03

     암 전문 병원에서 일하는동안, 많은 암 환자분들을 만났다. 그리고 더 많은, 암 환자들의 가족을 만났다. 암 환자도 건강한 사람들과 결국 다르지 않기에, 성격도 제각각이고 암을 받아들이는 자세도 제각각이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 제각각인 모습들 속에서도 한 가지 공통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바로 <간절함> 이다.

     암은 말만 들어도 무서운 병이다. 누구라 한들 본인이, 혹은 본인의 가족이 암에 걸렸을 때 태연하고 담담할 수 있겠나. 치료에 대한 간절함, 통증 경감에 대한 간절함, 생명 연장에 대한 간절함, 가족들의 행복을 향한 간절함, 간절함들. 간절함은 암을 이겨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일부 장사꾼들은 환자와 가족들의 간절함을 장사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생각만 가득차있다. 예를 들면, <간암에좋은음식> 이라든지.



     간에 좋은 식품은 있다. 다양하게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식품군을 절대적으로 맹신하며 한가지만 섭취하는건 오히려 독이 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환자마다 체질이 다르고 영양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누구누구가 이런이런걸 먹고 간암이 다 나았다더라' 하는 카더라 통신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간절함은 이해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그 애타는 마음, 많이 봐 왔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포스팅을 한다. 비단 간암 뿐만이 아니라 다른 암 에도 통용되는 말이다.


     간암은 음식이 원인이 되서 생기는 병이 아니다. 그리고 당연히, 음식을 바꾼다고 치료되는 병도 아니다. 장사꾼들이 <간암에 좋은 음식>이라고 소개하며 파는 식품들을 하나만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간에 악영향을 줘서 치료를 방해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 (내 개인적인 의견이 아닌 국가암센터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내용이다.) 국가 암센터에 따르면, 간암에좋은음식이라고 홍보하고 팔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들인 느릅나무 껍질이나, 사철쑥이나 생약제, 기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식품들을 섭취하고 난 뒤 병세가 악화되 치료 효과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매우 이성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감정적인 상태일 수 밖에 없다. 본인 혹은 소중한 사람이 그렇게 큰 병에 걸렸다는데 어떻게 무조건 이성적일 수가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주치의가 있다. 암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암 식품을 파는 장사꾼이 아니라 전문의다. 속상하겠지만 병원을 신뢰하는게 맞다. 병원은 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하기에, 현재의 간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식품은 권하지 않는다.


     결론은 이렇다. 간암에좋은음식은, 한가지 특별한 식품이 아니라, 환자 상태에 맞게 세팅된 균형잡힌 식단이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섭취해 몸 전체에 영양소를 축적해야 한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는 환자를 체력적으로도 지치게 하므로 영양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간절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럴수록 정석의 길을 가야한다. 간암이라는 병마와 싸우기 위해서는 철저한 과학적 접근과 섬세한 의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전장에, 미신에 가까운, 근거 없는 <간암에좋은음식> 이 낄 자리는 없다는 걸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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